1. 갑자기 아들에게 찾아온 아데노 바이러스
지난 9월 둘째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째 아들이 열이나며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둘째와 아내는 산후조리원에 있었기 때문에, 아이가 아픈 초반에는 저 혼자서 간호를 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처방해 준 약으로 버텼는데, 열뿐만 아니라 기침까지 더 심해져 버렸습니다. 기침 때문에 잠을 못 잘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입원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 몸 상태도 점점 안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산후조리원에서 남은 기간이 었었지만 중간에 퇴실을 하기로 결정하였고, 저와 함께 아이를 간호하게 되었습니다. 고마우면서도 너무 미안했습니다. 저희는 가까운 구미아동의원에 입원하기로 결정했고, 저는 아침 일찍 대기표를 뽑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초반 번호표를 뽑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아이가 이곳 구미아동의원에 입원하는 건 두 번째입니다. 대기표를 뽑으러 일찍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대기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참 가슴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묘하게 전우애 같은 것도 느껴집니다.
번호표 뽑는 시간과 진료 접수 시간은 위에 사진처럼 다르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을 데리고 와야 했습니다. 집에 가니 지쳐있는 아들과 아내가 자고 있었습니다. 깨우기 미안했지만, 둘을 깨우고 입원할 짐을 챙기고 병원으로 다시 향했습니다. 다행히, 병원에 퇴실하는 분들이 있으셔서 큰 무리 없이 입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 가운데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2.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확실히 아동의원이라 의사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간호사 선생님들도 어린아이를 치료하고 대하는데 능숙합니다. 예를 들면, 작은 아이의 팔에 링거를 꽂는 거는 다른 일반 병원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꽂습니다. 입원을 하면서 제 마음이 가장 아팠던 순간은 아이가 답답해하며, 팔에 꽂혀 있는 링거를 빼고 싶어 했던 때와 밖에 나가고 싶어 했던 때였습니다. 자유롭게 해주고 싶은 데 당장 자유롭게 해 줄 수 없으니 미안했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참 가슴 아팠습니다. 또, 제가 아무리 도와준다 해도, 산후조리원 중간에 퇴실한 아내가 몸도 다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아이를 돌본다는 것도 참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이 사진은 병원에서 아내와 함께 누우며 추석의 달을 볼 때 찍은 사진입니다. 추석의 밤을 병실에서 보내다니 기분이 참 이상했습니다.
재밌게도, 추석 기간에는 반찬으로 저렇게 전도 나왔습니다. 집에서 아팠을 때는 아예 먹지를 않으려 했을 때가 자주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아들이 편식을 했지만 그래도 끼니는 거르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병원에 있으면서, 정말 작은 거 하나하나에도 감사하게 되는 법을 다시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얼마나 연약한 사람인지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2박 3일 동안 고생한 후, 아침에 의사 선생님께서 이제 퇴원해도 되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듣기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아내와 아들 모두 너무 고생했고, 치료해 주신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분들이 모두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담이지만, 퇴원을 하면서 병원에 많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마음이 안 좋아서 그 아이들도 속히 낫기를 기도하게 됐습니다. 아이가 없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제 아이를 돌보게 되니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다시 한번 더 평소에 건강과 안전을 허락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장미꽃 같은 인생에 가시 같은 고난이 있어도, 이 가시를 통해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를 가르쳐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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